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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맛집/동작-서초-강남

[서초 맛집] 대구식 육개장, 대구 탕반의 미래, 신논현역 맛집 <혜장국>과 육개장, 대구탕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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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장국

영업시간 : 매일 07:00 ~ 21:00
코로나 2단계 끝난 후 24시 영업 예정

신논현역 7번 출구 도보 2분
교보문고 사옥 옆

주차 가능, 포장 가능

주소 : 서울시 서초구 사평대로56길 4
연락처 : 0507-1388-3346


안녕하세요, 여러분!

설 잘 보내셨나요?

이번 설은 다소 조용하게 보냈네요!

오늘은 대구탕반이라는 음식에
대해서 이야기해볼 건데요,

준비한 내용이 내용인지라 조심스럽고 또
차분하고 무겁게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맛집 <혜장국>의 내용만 보실 분들은
바로 스크롤을 중간으로 내려주세요! :)⭐️

 

경상도 소고기 뭇국, 대구식 국밥, 따로국밥, 대구탕반

놀랍게도 위 음식들이 가리키고 있는 음식은
단 하나의 음식, 대구탕반이라는 음식입니다!

소고기와 그 육수, 고추기름, 대파와 마늘이 들어간
탕을 한번 머릿속에서 떠올려 보시겠어요?

경상도 외 지역에서 사시던 분들이면
위 재료가 관통하는 하나의 탕이 연상될 거예요!

바로 '육개장'입니다.

실제로 1929년 12월 1일에 출간된 『별건곤』
이라는 잡지에서 대구탕반과 육개장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출처 : 한국사데이터베이스 - 한국근현대잡지자료 - 별건곤

 

빨간색으로 마킹한 부분 첫 줄에 보시면
"대구탕반은 본명이 육개장이다."라고
시작되는 문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db.history.go.kr/id/ma_015_0220_0360)

그럼 우리에게는 대구탕반이 도대체 무엇인지
생각해보기 전에, 육개장이라는 음식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육개장'이라는 음식은 '개장'에서
유례 되었다고 합니다!

정확한 '개장'의 시작은 알 수 없지만,
오래전부터 보양식으로 개고기를 즐겼던
우리의 선조들은, 개고기 특유의 냄새를
없애기 위해 국물에 특별한 향을 첨가할
수 있었던 토속적인 재료로 토란대와 고사리,
그리고 고추기름을 넣어 탕을 끓이던 것이
'개장'의 시작일 수 있겠습니다.

이후, 위 『별건곤』 잡지 내용에서 확인했듯,
개고기를 먹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했거나,
또 개고기의 희소성 증가로 인해서

'개장'에 들어가는 개고기를 늙거나 병든
소의 고기로 대체하기 시작하면서도,

'개장'이라는 음식의 아이덴티티 중
개고기의 질감과 흡사한 질감을 만들기 위해
고기를 결결이 찢어내던 것에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육개장'이
또 다른 시작을 했다고 합니다!

그럼 여기서 육개장과 유의미하게 다른
대구탕반만의 특징을 몇 개 꼽을 수 있습니다.

1. 고사리, 토란대의 부재
2. 조리과정에서 대파가 대량 들어감
3. 무가 많이 들어감
4. 고기를 찢어내지 않음
5. 쇠기름으로 만든 고추기름을 따로 끼얹음

육개장이라는 음식이 대구에 자리 잡은 후
대구 외 타 지역으로 퍼져갔는지,
혹은 대구가 그것의 시작이었는지는
정확히는 알 수 없습니다.

6.25 때 남쪽 피난 행렬에서 소개돼
전국적으로 퍼져나가 자리 잡았다는
이야기도 들은 것 같습니다만,

무엇도 정확하진 않습니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바로
육개장과 대구탕반의 결이
함께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신논현 맛집 <혜장국>도
이 대구탕반을 기초로 하고 있습니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그럼 음식점으로 번개처럼 달려보시죠!

 

혜장국 외부

 

우선 대구탕반의 권위자들로
<대덕식당>, <교동따로국밥>,
<국일따로국밥>, <옛집식당> 등
다양한 집들이 떠오르는데요,

<혜장국>은 그중에서도 단연
독보적으로 트렌디해 보여요!

대부분의 대구탕반집들은 현재
그 정통과 명맥이 무색하게도
대구 지역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육개장과 선짓국이라는 그 마이너한 장르가
기어코 젊은이들의 시선을 앗지 못한 것도
분명한 하나의 이유겠습니다만,

그냥 노포라는 생각만 들기 때문입니다.

전통을 관철하기보다는 보편성과의
타협이 어느 정도는 필요해 보입니다!

<혜장국>은 그 다른 집들보다 조금은
트렌디해 보이는군요!

맛에서도 과연 느껴져야 할 텐데요!

 

가게 내부

 

과연 그 생각은 가게 내부에서도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이후에 포스팅을 따로 할 거지만,
현재 대구에 남아있는 대구탕반집들과
그 타겟층 지향점에서의 확연한
대비가 보이는 부분이라
놓치지 않았습니다!

 

메뉴판

 

<혜장국>의 메뉴입니다!

결론적으로 추천부터 드리겠습니다.

무조건 차돌 육개장으로 드시길 바랍니다!
후회 없으실 거예요!

또 한우 차돌박이 수육이 50,000원으로
책정되어 있는데요, 재밌는 점이

마포에서 맛있게 먹었던 미슐랭 가이드
빕구르망 가게로 <마포옥>이라는 곳이
있는데요, 거기 차돌 수육도 서울에서
손꼽힐 정도로 어마무시한 맛인데
거기와 가격이 동일합니다.

뭐 <혜장국>이 거기를 벤치마킹했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게 아니라요,

비싸긴 하지만 같은 가격에도 <마포옥>
만큼의 맛과 메리트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글쎄요, 국밥 외에는 의미가 있을까
생각이 들었던 부분입니다.

결론으로는, 저는 여기 차돌박이 수육
무조건 드셔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개인적으로 <마포옥>보다 좋았습니다.

 

설명

 

메뉴판 뒤에는 이렇게 술들과
위에서 언급했던 『별건곤』의 내용이
간략하게 적혀있네요!

신논현 인근은 위치가 위치인지라
국밥집에도 다소 아쉬운 소주 가격이
눈에 밟힙니다!

저는 <혜장국>이 왜 이렇게 좋은 소고기를
쓴다는 걸 강조하는 건지 이때까지만 해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본앤브레드 고기

 

고기가 무려 본앤브레드 고기입니다.

본앤브레드는 서울 마장동에서
최상급 한우로 이름을 날리는
최고의 프리미엄 한우집인데요,

과연 본앤브레드 고기를 쓴다는 건
<혜장국>의 무시무시한 무기네요!

이렇게 훈장처럼 본앤브레드 영수증을
붙여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혜장국>의 자신감이 느껴집니다!

심지어 1++ 9등급의 소고기네요...
헐...

 

밑차림

 

우선 차돌 육개장으로 주문을 했구요,
밑반찬이 쭉 깔려옵니다!

그릇들도 참 예쁘고 단아하지만
저는 밥부터 먼저 짚고 넘어가고 싶네요!

 

 

생각보다 이날 밥이 너무 좋았습니다!

밥에도 신경을 많이 쓰시는 건지,
아니면 제가 운이 좋았던 건진 모르겠습니다만

그냥 소고기와 국물이 주가 되는 가게니
밥은 그냥 스테인리스 그릇에 나오는
떡진 밥을 기대했었는데요,

사진에서도 보이다시피 생각보다 엄청
표면 깨끗하고 고슬고슬하면서
꼬들한 밥이 나와서 기분이 꽤
좋았습니다!

 

다진 마늘

 

김치류와 깍두기도 일반적이진 않았지만,
엄청나게 '와! 다르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특이하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다른 중국산 빨~간 김치보다는
훨씬 좋았는데요,

다진 마늘도 꼭 짚고 가야죠!

대구탕반에는 다진 마늘이 필수로 나옵니다!

실제로 마늘의 그 역할처럼, 조금만 넣어도
국물이 엄청~나게 변하니 취향껏
넣어 드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안 넣은 것보다 단맛과 깊이에서
차이가 꽤 심하니 꼭 넣어보셔요!

 

다진 고추

 

다진 고추는 향신료인 마늘처럼
그 특유의 역할이 크진 않습니다만,

국물에 톡 쏘는 고추 매운맛을 내주고
조금이나마 더 칼칼하게 느낄 수 있게
잘 도와주는 첨가물입니다!

다른 대구탕반집들에서 못 본 첨가물인데
꽤 연구가 잘 되어있는 모습이네요!

 

양념장

 

저는 이 양념장에서 진짜 충격받았습니다.

탕에 들어간 고기를 따로 빼내어서
찍어 먹을 소스가 따로 존재한다는 것은,

탕에 들어간 고기를 단지
'고기 국물을 내기 위한 용도의 고기'
이상의 자기주장이 있는 존재로
내보이고 있다는 <혜장국>만의
자존심을 보여주는 면모라고 생각합니다!

포스팅이야 본앤브레드 영수증을
먼저 올려 보여드렸지만,
그거 계산할 때 봤던 거라서
시점상으로는 이 양념장이 먼저였습니다!

보통이라고 하면 국물이 주가 되는
국물 류엔 고기가 국물에 그 역할을 다하고
그저 식감만 더해주거나, 또는
약하지만 따로의 맛을 내줘도
고기 특유의 씹는 맛과 향은
죽어있기 마련인데요,

어떤 자신감인지 정말 궁금했던
부분이었습니다!

 

한우 차돌 육개장 (15,000원)

 

차돌 육개장의 등장입니다!

테이블도 그렇고 그릇들이 전부 하얘서
조금 더 음식들에 눈이 가네요!

국물 비주얼로만 봐서는 기대하던 대구탕반과
유의미한 차이를 찾기는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맛이라죠!

 

고기 장난 아닙니다.

 

정말 고기에서 쓰러지는 줄 알았습니다.

비약이 아니고, 그냥 국물에 들어가 고기라
큰 기대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쫄깃하게 씹는 차돌 식감 좋았으면서도
그 육향을 절대 놓치지 않았습니다.

고소하면서도 소고기 기름이 쭉쭉 나오는데
정말 모든 고기가 호사로웠습니다!

 

차돌 고기

 

사진에 고기 사이사이에 박힌 기름
보이시죠?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육향이 살아있는
아주 좋은 이 고기는 정말로
따로 수육을 삶아서 마지막에
국물에 넣어만 주시나? 생각이 들 정도로
맛이 잘 살아있었습니다.

<혜장국>이 고기를 그렇게 강조하는
이유가 첫 입에 딱 보였던 순간입니다.

최근 먹었던 국밥 고기중 제일이었습니다.

애초에 대구탕반이라는 음식에 이렇게
좋은 고기를 쓸 생각을 왜 다들 못 했을까요?

 

무우

 

무도 십자로 잘 썰려 있어요!

무가 들어간 국물은 특유의 시원한 맛이
잘 살아있습니다!

대구 탕반의 특징으로 파가 엄청 들어가고
또 무가 많이 들어가는데요,

그래서 고기로는 낼 수 없는 채소 특유의
시원~한 맛이 엄청나게 나는 게 특징입니다!

 

 

이 파도 너무 좋았던 점을 꼽자면

채소가 적당히 잘 살아있습니다!

대구탕반집들을 가면 안에 채소가
거의 죽처럼 익어있습니다!

이게 왜 그런 거냐면, 일단 많이 끓여두고
양만큼 퍼주셔서 그렇게 되는 건데요,

이렇게 심지가 잘 살아있으면서도

적당하게 익어있는 채소들이 있으면
국물이 탁해지지 않구요
또 채소를 따로 먹는 재미도 있습니다!

 

다진 마늘

 

다진 마늘을 투하합니다!

다진 마늘 넣으면 국물이 진짜 급변합니다.

깔끔하고 시원하기만 했던 국물에서
조금은 칼칼하면서 깊은 맛을 내주면서도
마늘 특유의 단맛이 살아납니다!

이건 취향 차이가 아니고 무조건
넣어 드시는 걸 추천드리는데요,

한 번에 많이 넣지 마시고
조금씩 취향껏 넣으시면서
조절해보셔요!

 

국물

 

전체적인 국물을 보시면 육개장과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새빨간 고추기름이 매콤한 첫맛을
책임져 주고 있구요,

이후에 엄청나게 많이 들어간
파와 무가 시원한 채소육수의 맛을
담당해줍니다!

실제로 고사리와 토란대가 안 들어가
육개장과는 뉘앙스가 확실히 다른
시원한 맛이 중점인 국물이 특징입니다!

 

차돌 고기

 

이 고기 진짜 마성의 고기네요.

지방 부분을 완전히 trim 하지 않았고,
또 완전히 render 해서 익혀내서
지방 특유의 고소한 맛이 잘 살아있습니다.

 

고기 + 양념장

 

양념장은 매콤 + 새콤한 간장 베이스의
일반적인 소스라고 생각되구요,

거기에 이 고기 찍어먹으니까 진짜 환상...

최근에 먹었던 탕반 중에서 
손꼽을 정도도 아니고 거의
이것보다 나은 게 있었나? 생각이 들
정도로 괜찮은 폼이었습니다!

 

밥 말기

 

적당히 먹었으면 이제 본격적으로...

 

싹싹 비운 그릇

 

싹싹 비운 그릇이 제 만족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이제 오픈한 지 얼마 안 돼서
아는 사람들에게만 소문이 난
그런 곳인데요, 조만간
엄청나게 자리잡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체적으로,

익스테리어부터 인테리어, 조리과정, 재료
그리고 네이밍까지 완벽하게 대구에 있는
대구탕반집들이 발전하기 위해서 지향해야 할
미래라고 생각합니다.

칼칼하면서도 대파, 무 국물의 맑고 개운함과
다진 마늘 특유의 단맛이 잘 느껴지며
질 좋은 고기의 맛이 좋았습니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고기의 역할이었습니다.
사실 사골 국물이 아니라 아무리 고추의
매콤함이 첫맛에 킥을 쳐준다고 해도
조금 가벼운 채소 국 맛인데요,
고기가 훌륭한 뒷받침이 되어줍니다.

대구 탕반과 그 결이 다르지 않으면서도
미세한 대중성을 지향하는 점에서
대단한 차이가 있었던 집입니다.

여기서 저는 대구 탕반 집들의 아쉬운 점을
조금이나마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사실 대구 탕반 집들은 그 정통과 명맥이
무색하게 이젠 대구 지역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발 디딜 틈이 없던 그 식당들은 이제
발길이 끊겨 몇몇 어르신들과, 지나가다
해장하러 오는 사람들 이외엔
사람들을 찾기가 힘듭니다.

육개장과 선지라는 그 마이너 한 장르가
젊은이들의 시선을 앗지 못한 것도 있지만,
문제는 그 맛의 우하향행과 보편성의
부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라건대, 대구 탕반 집들도 보편성과
약간의 타협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70년 이상의 전통'을 관철하기 위해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해장국에 냄새나는 고기 서너 점 달랑
넣어주며 고깃국도 채소 국도 아닌
국물을 내어주는 게 아니라,

그들 '스스로가 장르니 발전은 필요 없다.'
라는 것에 아쉬워하는 소비자들을
다시 돌려세울 수 있는 연구와 성찰을
충분히 함양했으면 좋겠습니다.

<혜장국>처럼 맛있고 독창적인 브랜드로
성장시켜 대구 탕반이라는 장르의
부흥을 꾀할 수 있는 멋진 표본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혜장국>의 음식을 먹으며
한편으로 너무 부럽고 멋졌습니다.

부디 <혜장국>은 오래 이 맛을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제 글이 여러분들의 한 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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